비트파이넥스에서 비트코인을 랜딩한지 수년이 지났다.
일단 이 글을 읽으려는 사람이 비트파이넥스는 뭐고 랜딩? 랜딩프로?는 뭔지 전혀 모를까봐 아주 약간의 배경지식을 적겠다.
비트파이넥스는 비트코인을 거래하는 사이트다.
비트코인이 싫거나 관심없는 사람은 뒤로 가기ㄱㄱ
랜딩이란 비트코인을 비트파이넥스에 보관한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비트코인 이자를 받는다고 볼 수 있다.
현금을 은행에 예금하면, 은행은 그 현금을 대출로 내주고, 대출금리로 번 돈의 일부를 예금금리로 지급한다.
비트파이넥스의 랜딩은 조금 다른데, 내 비트코인을 남에게 빌려주고 그 이자를 내가 직접 받는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랜딩 서비스를 이용한 수수료를 비트파이넥스에 조금 줘야한다.
은행도 예대마진을 남기니까 굉장히 비슷한데, 내가 어느 금리로 돈을 빌려줄지를 일일이 계약해야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난다.
비트코인을 빌려가는 사람은 비트파이넥스안에서 레버리지 거래나 공매도 용으로 사용하는 것 같은데, 이 때문에 비트코인을 날려먹겠다거나 들고 나른다는 것은 굉장히 힘들다. 현재까지로는 그런 사례가 터지지 않았다고 알고 있다.
비트코인을 빌려서 거래하다가 원금 상실의 위기가 다가오면 증거금을 이용해 강제청산하고 빌려준 사람에게 돈이 돌아가기 때문이다.
배경지식을 약간만 적겠다고 하다가 너무 적었네..아무튼 이제 후기를 적어보겠다.
랜딩은 기본적으로는 일일이 해야한다. 예를 들어 나에게 100개의 비트코인이 있다고 가정하자.
(1개의 비트가 너무 비싸져서 100개면 큰 돈이지만, 편의상을 위해 가정만 함.)
10개를 2일간 이자율1%(하루당 이자임)로 빌려주겠다고 랜딩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
만약 시장에서 이 계약이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다면 빌려갈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이자율0.9%이하가 아니면 계약하지 않겠다고 버틴다면 영원히 빌려줄수 없게 된다.
그렇다면 본인은 이자율을 조정해서 시장에 내놓던가
빌려가겠다고 적어둔 가격에 즉시 계약해서 내놓으면 된다.
마치 주식에서 호가창을 보고 매매하는 것과 비슷하다.
시장가에 팔 것인지, 희망가에 매물을 내놓고 기다리던지 둘 중 하나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
잠깐 몇가지 내용을 정리좀 하겠다.
빌려가려는 사람들 = 대출희망자
비트파이넥스에서의 이율 체계 = 하루당 이자. % 단위를 사용함. 이율 1 이라는 것은 하루당 1%의 이자를 지불한다는 의미.
랜딩 호가창 = 빌려주려는 사람 랜딩러와, 대출희망자가 서로 원하는 이율과 기간을 적어서 올리는 곳.
비트파이넥스에서 랜딩은 최소가 2일 단위. 그리고 대부분 2일 단위로 대출계약을 맺는다.
대출자는 조기상환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아마도 최소한 하루이 이자는 지불해야하는 것 같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대출해줘서 이자를 받겠다는 것을 1년동안 하려면 사람이 일일이 하기엔 엄청난 노동이 요구된다.
여기에 기본적인 자동랜딩 기능이 있어서 그걸 이용해볼 수 있다.
빌려준 비트가 돌아오면 내가 지정한 기간과 이율로 다시 빌려주는 기능이다.
금리가 시장상황마다 계속 변하는데? 그러면 평균 금리를 이용하는 버튼이 있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크게 손해 없이 연단위로 랜딩을 계속 안정적이고 단순하게 할 수 있다.
상당히 괜찮은 방법이다.
그런데!
랜딩피를 더 받고 싶은 인간의 끝 없는 욕심으로 인해.....
한때는 파이썬+개인컴퓨터+랜딩api를 이용해서 자기가 직접 만든 랜딩협상 알고리즘으로 랜딩을 돌리는 사람이 많았다.
단점이 없지는 않은데 개인컴퓨터 부분이다.
이 컴퓨터를 계속 켜두는 것은 분명 문제가 되고, 이런 문제를 줄이려고 구글클라우드pc를 이용하기도 했으나 월이용요금이 조금 거슬린다.
아 물론 파이썬을 잘 알아야하고 랜딩api가 뭔지 이런거 다 이해해야한다는 어마어마한 단점도 있는데. 그런거 싹다 마스터해서 단점을 전부 없앤다 하더라도 물리적으로 컴퓨터를 켜둬야한다는 절대적 단점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던 와중
비트파이넥스는 최근(이라고 하기엔 제법 오래됨)들어 랜딩프로 서비스를 공개했다.
드디어 제목에서 말한 랜딩프로가 나왔다.
랜딩프로는 랜딩 전략 몇가지를 옵션으로 가지고 있는 비트파이넥스 자체 랜딩협상 알고리즘이라고 보면 된다.
랜딩전략을 파이썬만큼 자기가 마음대로 다 설정할 수는 없지만, 최소금리, 기간 등의 설정을 하고
그외에 몇가지 더 옵션을 줄 수 있는데 자세한건 생략한다.
대충 귀찮아서 기본옵션이라고 느껴지는 다이나믹으로 전부 세팅했다.
다이나믹(동적) 말고 스테이틱(안정적?) 픽스(고정적?) 모드가 있는데 영어로 설명이 있고 읽어보니 느낌으론 알겠는데 나도 다는 모른다. 픽스는 그냥 전략같은거 없다고 보면 된다. 내가 지정한 수치로만 작동하는 것임.
스테이틱은 설명이 힘들다. 안정적?이라고 하는데 뭔소린지...
나는 시장상황에 맞춰서 빠릿하게 반응할 것 같은 다이나믹으로만 실험했다.
최소금리는 금리차트 (비트파이넥스의 랜딩 금리 차트가 있음) 보고 대충 너무 낮지는 않은 수준으로 정했다.
예를 들어 하루중 최고 이율 기록이 0.003이고 최저 기록이 0.0003 이라고 하면 대충 0.0006 정도를 최저금리로 지정하는 식이다.
실험하면서 알게된 웃긴거는, 기간도 다이나믹으로 설정했으나 항상 2일(비트파이넥스가 제한하는 최소기간)로만 대출해주더라.
나는 개인적으로 10~30일짜 고금리를 더 좋아하는데 왜냐하면 기간을 길게 잡으면 대출자들이 좋아하기 때문이다.
대출자는 조기상환이 가능하니까, 랜딩러가 기간을 길게 잡아주면 대출자들이 좋아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기간을 길게 잡아준 물량은 더 눈에 띄고 계약이 수월하다.
따라서 기간을 길게 잡아준 물량에 대해서는 약간 더 금리를 올려볼 여지가 있는데,
어차피 1년 넘게 이자수익만 받을 요량이면, 기간을 늘리면서 금리를 올리는게 이득이다.
랜딩프로는 뭐 그런거 없이 무조건 2일 단위로만 랜딩해주더라. 다이나믹?이라면서...쩝..
랜딩프로로 몇달간 써보다가 이자 수입에 대한 의문이 들어서 다시 기본 자동랜딩을 일주일간 써보고 비교해보았다.
결론은 랜딩프로가 좀 더 낫다는 것이다.
그 이유도 나름대로 분석해보았다.
비트파이넥스 랜딩 이율이라는게 0.0005~0.005 정도의 단위를 가지는데 이게 가끔 5 까지 오르곤 한다.
비트파이넥스 안에서 비트코인을 가지고 갑작스럽게 레버리지나 공매도 단타를 치려는 사람이 급증할 때는 랜딩시장에 비트코인이 씨가 마르면서 하루 이자 5%라는 미친이율에라도 비트를 빌려가려는 사람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런 계약을 하루만 유지해도 5%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5%라 함은 1년치 이자에 맞먹는다.
이런 계약건을 1년중에 1번만 잡아도 1년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일반 자동랜딩은 이런 계약을 절대로 잡을 수 없다.
랜딩프로를 이용하면 가진 비트를 조금씩 분할해서 시장 상황에 맞춰서 올리고 내리고 하는데,
가끔 시장에 비트가 말라버리면서 이율이 급증하면, 남아있던 비트를 그런 이율에 맞춰서 빌려준다.
그런 상황에 내가 가진 비트가 전부 대출로 나간 상황일 수도 있고, 가진 비트의 10~20% 정도는 남겨져있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초고금리 상황에 내가 가진 비트의 10~20% 정도가 그 금리로 계약된 기록을 발견했다.
그러다보면 가끔 엄청난 이자수익을 내기도 했다.
기본적인 자동랜딩을 수년간 사용해보면서 느낀건데, 자동랜딩을 사용하면 안정적으로 랜딩이 되도록 이율을 평균값(비트파이넥스가 제공하는 FRR이라는 기능)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데, FRR을 1년간 쭉 빌려줘도 얼마 안된다.
그러다보니, 하루에 한번정도 터지는 초고금리 계약건을 종종 따내주는 랜딩프로가 FRR 보다는 수익률이 좋았던 것이다.
랜딩프로에 대한 정보가 국내에 거의 없어서 적어보았다.
개인적으로는 이 내용을 나부터 좀 오래 기억하기 위해 적은 것이기도 하다.
급변하는 시대에서 제테크하려니까 머리가 띵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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